시인 윤동주

Cyber Yun Dong Ju

태그 보관물: 9월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어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어
길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츰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츰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처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프름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길을 것는것은
담저쪽에 내가 남어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一九四一, 九, 三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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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故鄕(고향)

故鄕(고향)에 돌아온날밤에
내 白骨(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엇다.

어둔 房(방)은 宇宙(우주)로 通(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속에 곱게 風化作用(풍화작용)하는
白骨(백골)을 드려다 보며
눈물 짓는것이 내가 우는것이냐
白骨(백골)이 우는것이냐
아름다운 魂(혼)이 우는것이냐

志操(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白骨(백골)몰래
아름다운 또다른 故鄕(고향)에 가자.

一九四一, 九,

슬픈族屬(족속)

힌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힌 고무신이 거츤발에 걸리우다.

힌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힌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一九三八, 九,

自画像(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우물을 홀로
찾어가선 가만히 드려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
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저 돌아 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사나이가 가엽서집
니다. 도로가 드려다 보니 사나이는 그
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사나이가 미워저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사나이가 그리워집
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펄치고 파
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追憶(추억)처
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一九三九, 九